임채진 검찰총장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직접 조사)
이석환 중수2과장 (2003년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노무현에 대드신 분)
이동열 첨단범죄수사과장 (계좌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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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7일 새벽 2시 19분]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 혼자였다
경호관이 진술 번복... "등산객 차단하고 오니 대통령 없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새벽 투신 직전 경호관과 함께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남지방경찰청은 노 전 대통령 서거 경위를 재조사, 23일 새벽 노 전 대통령을 따라 나섰던 이아무개 경호관으로부터 당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있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은 그때 부엉이 바위 인근 등산로에 등산객이 오는 것을 보고 혹 전 대통령에게 위해가 될까 우려해 등산객을 산 아래로 보낸 뒤 와 보니 노 전 대통령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경호관의 진술은 지난 26일 경찰의 3차 조사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이 경호관의 진술은 2번 바뀌었다. 사건 직후 조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이 경호관이 새벽 6시 20분 무렵 부엉이바위에 함께 올라 25분가량 함께 있다가 경호관이 잠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 사이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것으로 사건 경위가 발표됐다.
그러나 지난 25일 2차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새벽 6시 20분경 부엉이 바위에 도착했다가 노 전 대통령 부모님의 위패가 모셔진 정토원에 들렀고, 이때 "선진규 법사님이 안에 계신지 확인해 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선 법사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정토원을 떠났다고 진술했다.
하루 뒤인 3차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다시 진술을 바꾼 것. 이 경호관의 진술 번복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토원 관계자 등의 증언 등을 종합해볼 때 서거 직전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신 대체 : 26일 밤 11시 4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마지막 순간의 행적과 관련,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경호관 없이 노 전 대통령 혼자 투신 장소인 부엉이바위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26일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경호관의 무전 내용 중에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고, 이를 경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3일 새벽 경호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부엉이바위에 혼자 있는 것이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MBC 보도에 따르면, 봉화산 근처에 사는 A씨는 이날 새벽 5시 50분경 숙소에서 나와 6시 20분경 부엉이바위를 지나다가 귀에 리시버를 끼고 있어 경호관이라 짐작되는 사람을 만났고, 두 사람은 등산로를 따라 30여 미터 정도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 무전 내용과 목격자 진술은 서거 직전 노 전 대통령과 경호관이 계속 함께 있었다는 경호관의 경찰 조사 진술과 정면 배치된다.
MBC는, 경호관이 "정토원에 가서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고 정토원 내부에 있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혼자서 부엉이바위로 가 투신했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수사본부는 당초 이날 오후 3시 경남경찰청에서 3차 브리핑을 열기로 했으나 약 3분을 남겨두고 브리핑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경찰의 최종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천 대변인은 이날 밤 "경호관이 이미 진술을 번복한 전례가 있지만 우리 쪽에서 경호관 진술의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 경찰이 발표할 때 우리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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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덕수궁 대한문 현장]
취재 : 이경태 기자 / 총괄 이한기 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윤상 기자 / 총괄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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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꺼' 26일 밤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한 시민이 촛불을 든 채 돌아가려 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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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서울 덕수궁 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하기 위해 촛불을 든 시민들이 돌담길을 따라 수백 미터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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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7일 새벽 0시 4분]
"또 촛불소녀들이 나서야 하나"... 경찰, '촛불은 불법시위용품'
26일 밤 11시 덕수궁 분향소. 밤이 깊었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는 멈추지 않았다.
조문을 마친 일부 시민은 덕수궁 앞 광장에 주저앉아 노 전 대통령 서거 특집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거나 지인들과 함께 시국 토론을 벌이고 있다. 조문행렬도 여전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분향소를 방문한 이들은 1만 5천 명을 훌쩍 넘어섰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에 국화꽃을 올리기 위해 2시간을 넘게 서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짜증은 발견할 수 없다.
가족·연인·동료와 함께 온 이들은 두런두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혼자 온 이들은 덕수궁 돌담길에 빽빽이 붙은 종이에 담긴 글귀를 읽거나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방송법 개악 반대 유인물이나 <한겨레>, <경향신문>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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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덕수궁 대한문 앞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를 담은 '종이학 나무'가 세워졌다. |
ⓒ 윤대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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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조문행렬에선 교복을 입고 온 여중고생들이 두드러졌다. 아직 한 번도 분향을 하지 않은 친구를 데리고 왔다는 한 아무개(17)양은 "작년 5월에도 촛불을 들었는데 1년 만에 또 촛불소녀들이 나서야 하나보다"며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덕수궁 분향소 상황실 관계자는 여중고생들이 조문뿐만 아니라 분향소 인근에 붙은 길 안내 및 국화 배부, 대자보 글씨쓰기 등 자원봉사에도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의 말처럼 정동극장 앞에서는 한 여중생이 "인도로 나오지 마세요"라며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새로운 '기념물'들도 생겨났다.
덕수궁 돌담길에는 추모의 글을 담는 흰 천 게시판이 생겼고 여기엔 시민들의 글이 가득 담겼다. 또 상황실에서 배부한 종이 대신 즉석에서 노트를 찢어 붙인 추모사들도 돌담길에 빽빽이 붙었다.
대한문 앞에는 상황실에서 준비한 나무에 시민들이 색색의 종이학을 접어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조문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든 촛불을 '불법시위물품'으로 규정하며 길을 막는 등 '촛불공포증'을 여지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분향소 뒤에 세워놓은 경찰 버스 10여 대를 철수시켰지만 그 대신 동화면세점 등 인근 지역에 전경들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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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지하로 이어지는 조문 행렬 26일 밤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선 가운데 시청역 지하까지 길게 줄이 이어지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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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들 왔어요' 조문하는 여학생들 26일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국화꽃을 들고 조문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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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신 : 26일 밤 9시 30분]
낮에는 국화, 밤에는 촛불 든 시민들로 인산인해
26일 밤 8시 30분 덕수궁 앞 분향소에 다시 촛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이제 국화 대신 촛불을 들고 덕수궁 앞으로 모이고 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분향소 앞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조문은 15명씩 줄지어 한꺼번에 이뤄지고 있다. 정동극장 방향 쪽 돌담길에 늘어선 시민들의 행렬은 <경향신문> 사옥까지 이어졌다. 광화문 방향 쪽으로 늘어선 행렬은 정동 세실레스토랑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방향을 틀어서 나와 다시 지하철 시청역 지하도까지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은 정동 세실레스토랑 골목에 서 있는 시민들에게 초를 나눠주며 촛불을 켜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분향을 기다리는 동안 초가 다 타버려 이후 상황실이 그 수량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당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가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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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길게 줄 선 가운데 진압복을 입은 경찰들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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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까운 공식 분향소 대신 덕수궁 분향소를 택한 시민들도 눈에 띈다.
일산에서 온 이용주(38)씨는 "서거 당일 등산을 하고 있어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이후 집에서 노 전 대통령이 연설하던 모습을 TV로 보면서 많이 울었다, 그제야 안타까움이 실감나고 억울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 전 대통령의 당선도 국민들이 마음 저변에서 밀어 올렸기 때문에 가능했듯 지금 시민분향소도 국민들이 마음 저변에서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추모 열기를 평가했다.
그는 "어디 대기업에서 일당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가겠느냐"며 "경찰버스로 둘러싸였는데도 분향소 천막을 친 사람들, 저기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조문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분향객 중 젊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이것이 바로 나라의 갈 길이라 생각된다"며 "고인의 죽음이 오히려 그분의 뜻을 실현하는 길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살 난 아들을 안고 선 김진(41)씨는 집과 가까운 구리시 분향소를 마다하고 덕수궁을 찾았다.
그는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게 정부 탓이라 볼 수 있는데 정부가 마련한 분향소에서 조문을 한다는 것은 국민이 조종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또 "국민 모두 사랑했던 대통령인 만큼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이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참 고맙다"며 "우리 시대에 그분이 대통령이어서 행운이었다, 우리 아들이 그런 분을 다시 대통령으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점차 높아지는 목소리... "서울광장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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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에서 무슨 행사? 26일 밤 경찰병력이 시청역에서 서울광장으로 통하는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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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다수의 시민들이 전날보다 분명하게 "서울광장을 열어라"고 말하고 있다.
덕수궁 인근 편의점 앞에선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앉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한편 서울시와 경찰의 서울광장 봉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의 앞에는 '근조, 우리들은 민주주의를 잃었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분향소 인근에선 10여 명의 직장인들이 인도를 통해 행진하며 서울광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당장 국민들에게 서울광장을 열어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앞서 이들은 인도를 통해 행진을 하다 100여 명의 전경에게 포위되기도 했다. 경찰 지휘관은 이들을 향해 "2인 이상 집단적 의사를 표시할 경우 집시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마이크와 현수막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주변 시민들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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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앞 부근에 '촛불 추모 시민자유발언대'가 진행되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망한 사람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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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신 : 26일 낮 12시]
직장인들, 점심시간에 분향소로...공중전화박스엔 추모쪽지 빼곡
26일 낮 12시 덕수궁 앞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점심시간을 맞아 분향 온 직장인들이 상당수다. 정동극장 방향 쪽 덕수궁 돌담길에 선 줄은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까지 다다랐고 시청 방향 쪽 돌감길을 따라 2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의 행렬이 시청역 3번 출구 앞까지 이어졌다.
시민들이 급증하자 분향소는 한번에 10명씩 분향을 받고 있다. 1시간 전만 하더라도 6명씩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향을 올렸다. 상황실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을 파악할 수 없지만 어제와 비슷한 추세"라며 "오전 7시 출근길에 분향을 올린 이들까지 포함하면 2천 명은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5일과 같이 햇빛이 뜨거운 날씨지만 시민들은 불평 없이 차분히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은 이미 기다림을 추모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분향소로 이어지는 길 어디에서든 지난 3일 간의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올린 추모의 염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덕수궁 돌담길 초입부터 시작된 노란색과 검은색 리본은 현재 각각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립박물관 앞까지 이어져 있다. 각각의 리본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 가신 그 길을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추도사가 담겨있다. 가슴팍에 달았던 작은 근조 리본들은 대한문 앞 버스정류장을 장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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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부근 공중전화가 고인을 추모하는 글로 덮여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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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시청역 입구에 시민들이 작성한 애도의 글이 적힌 종이와 사진, 근조 리본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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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첫날 시청역 지하보도 벽면을 장식했던 글들도 이제 지상으로 나왔다.
리본행렬 맞은편 돌담과 시청역 1번 출구 앞 공중전화박스에 빼곡히 붙은 A4용지 크기 종이 수십여장이 붙었다. 모두 "제 마음의 대통령, 그곳에서는 '아 기분 좋다'라고 외칠 수 있겠지요, 사랑합니다"는 고백에서부터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쩌면 좋습니까"는 탄식까지 서거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심경이 담겨 있다.
정동극장 방향 덕수궁 돌담길에는 '담배 분향'이 이뤄지고 있다. 타다만 담배 수십 개비와 국화꽃, 그리고 다 타 버린 촛불 흔적들은 서거 직전 '담배 있냐'고 경호원에게 물었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만의 추모 의식이다.
30분 가까이 줄서고 있다는 이현숙(33)씨는 "기다리는 게 무슨 큰일이겠냐, 오히려 기다리는 동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도 더듬을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도 볼 수 있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민들은 지금도 자기만의 추도사를 종이에 적고 있다.
한편, 경찰은 분향소 텐트 두동 뒤편에 설치한 경찰버스를 철수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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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서울 시청역 입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정모습을 담은 사진과 근조 리본이 붙어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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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버스정류장에 시민들이 근조 리본 수백개를 붙여 놓았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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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신 : 26일 오전 11시 25분]
근조 리본 수백 개 덕수궁 앞 버스정류장에 나부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 오전 10시 30분 덕수궁 앞 대한문 분향소의 추모 열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이곳을 방문한 분향객의 수는 벌써 500여 명을 넘어섰다. 시청역 방향 덕수궁 돌담길 쪽에는 벌써 100여 명이 줄을 서 있다.
덕수궁 왕실수문장교대의식 팀은 50여 명이 이날 단체로 분향을 올렸다. 윤상기(51)씨는 "덕수궁 앞에 분향소가 차려져 업무가 중단됐지만 팀원들이 출근하고 있다"며 "지난 일요일에는 70명 정도가 분향을 올렸고 오늘 나머지 팀원들이 조문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이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모두가 반성해야 하고 전 국민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아침 신문을 보니 서울시청이 광장개방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던데 다행이다, 지난 일요일처럼 경찰이 일상생활도 안 될 정도로 통제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4살 난 딸과 함께 분향온 이경희(36)씨는 "정치적인 문제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혼자 가시다니 너무 안타까워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첫 조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추모열기가 나흘째 식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사랑받는 대통령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 국민들에게 사랑받으셨던 분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봤을 때 훌륭하셨다. 그런 것은 가려질 수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을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분향객들의 행렬 옆에는 지난 25일부터 상영되고 있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특집 다큐멘터리를 지켜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아무개(46)씨는 고(故)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이 흘러나올 때마다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이씨는 "그 분을 대통령 이전부터 좋아했다"며 "내가 기억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저렇게 영상으로 보니 더욱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많은 이들이 대통령을 기억하고 추모하니 생전 외로웠을 그 분도 지금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살아계실 때 그렇게 못했다는 게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한편, 분향천막 옆에 마련된 상황실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상황실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촛불시민연석회의 한서정 대표는 "오늘 KBS 노조에서 3천송이 생화를 보내줬다, 지난번에도 MBC, SBS 노조에서도 생화 등 지원품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상황실은 현재 노 전 대통령이 유서로 남긴 비석 건립을 위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한씨는 "많은 분들이 모금에 동참해주신다"며 "이미 여러 단체에서 생수며 라면 등도 지원해주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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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6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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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법원에 의해 보석이 허가돼 석방이 되자마자 달려온 것이다. 환하게 웃고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그를 맞았다. 그는 국화 한 송이를 올렸다. 그러면서도 연신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라며 흐느꼈다.
그는 특히 "내가 나오기를 그렇게 기다렸다고 하던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해후로 봉하마을은 더욱 깊은 슬픔 속에 잠겼다.
'벼락 맞은 강금원'과 '면목 없는 노무현'의 상봉
밤 8시 38분, 당초 예정시간보다 10여 분 늦게 봉하마을에 도착한 강금원 회장의 얼굴은 덥수룩한 수염으로 초췌해 보였다. 그의 두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올려놓고, 향을 피웠다. 그러고는 힘겹게 절을 올렸다. 분향을 마친 강 회장은 상주석에 있던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특히 강 회장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을 발견하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 덥썩 끌어안고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 옆에 있던 양정철 전 비서관도 한참을 부둥켜안았다. 조문객들 사이에서는 "용기 내세요", "건강하세요"라는 격려가 터져 나왔다.
강 회장은 곧바로 한명숙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안내로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갔고, 빈소 앞까지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딸 정연씨와 함께 빈소로 들어가 조문을 마쳤다. 마을회관 밖으로 나온 강 회장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앞에 섰지만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여전히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잔뜩 맺혀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 "(지난주) 화요일 내가 나오기를 그렇게 기다리셨다고 하던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 뒤로 아무도 안 만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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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6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포옹하며 울먹이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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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 회장은 지난 5월 1일 보석 신청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보석에 반대했고, 재판부는 강 회장 사건 전담 재판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강 회장은 다시 첫 재판이 열린 지난 19일 병보석이 허가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 회장이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병원 진단서가 충분치 않다며 다시 판단을 유보했다. 그리고 나흘 뒤인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는 짦은 유서를 남기고 사저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강 회장이 서럽게 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자신이 19일에 나왔더라면,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서로 위안이 됐더라면,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강 회장 구속 직후인 지난 4월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글을 올려 강 회장에 대한 인간적인 비애를 내비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강금원이라는 사람'이란 제목의 글에서 "강 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라며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강 회장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라며 "강 회장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면목 없는 노무현'이라는 말로 이 글을 맺고 있다.
강 회장 판단대로 조금만 더 일찍 석방돼 봉하마을에 왔더라면, 노 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이고, 비극적인 결말도 없었을 것이라는 전제가 가능하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며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말해,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노 전 대통령이 언급한 대상 중 한 명이 바로 강 회장인 셈이다.
"무슨 잘못 있다고 그렇게 치사한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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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6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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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 회장은 기자들에게 이명박 정부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며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럴 수가 있느냐"고 흐느꼈다. 그는 특히 "일국의 대통령을 하셨던 분인데, 그렇게 치사한 방법으로 사람을 괴롭히느냐"고 항변한 뒤, "(노 전 대통령이) 다 나한테 얘기했다.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할 얘기가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명예롭게 사신 분"이라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앞서 강금원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15분경, 구속된지 4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강 회장은 대전교도소 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도 "(노 전 대통령은) 자존심이 강한 분이고, 대통령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잘못이 없다는 것을 검찰에 그렇게 얘기했건만 나를 잡아넣고….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있느냐"며 "박정희 시대도 아니고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검찰을 비판했다.
한편 강 회장은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회삿돈 305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9일 구속됐다. 강 회장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 30분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조문' 위해 잇따라 풀려나는 '노무현의 사람들'
강금원 회장을 필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법원의 보석 및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잇따라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민주당 이광재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제출한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허가했다.
오는 27일 낮 12시 서울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 등에서 일제히 풀려나는 이들 세 사람은 곧바로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이들의 석방 기간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29일 오후 5시까지다.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날 오후 법원에 구속집행정지신청을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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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여고생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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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를 위하여 서울광장 활용을 허가해 달라는 민주당 요구를 불허했다. 서울시가 밝힌 불허 이유는 서울광장의 조성목적인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이런 방침에 누리꾼들은 서울시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비판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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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를 할 수 없다는 서울시 방침에 대한 누리꾼들이 게시판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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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이아무개씨는 "서울광장의 사용을 서울시민에게 허하라"면서 "서울광장이 누구의 것입니까?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의 것이 아닙니까?"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만약 "서울시와 한나라당, 정부에 홍보가 되는 일에만 서울광장을 쓸 거라면, 그런 서울광장 아예 폐쇄하십시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박아무개씨는 "왜 조문하려는 순수한 시민의 마음을 짓밟는가"라고 했다. 권아무개씨는
오히려 불허가 "시민들의 불만을 더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 미래를 보시고 시정을 하셔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이 돌아가셨으면 "국가에서 자발적으로 국민이 질서정연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할 수 있도록 국가가 자리를 마련해도 부족할 판국에 국민이 알아서 추모하겠다는데 못하게 막는 이유가 뭡니까?"라고 했다. 서울시가 나서서 개방하지는 못할망정 개방을 불허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포털 <다음>에서는 오후 3시 30분 현재 댓글이 7000개 넘게 달릴 정도로 누리꾼들 반응이 뜨겁다. 누리꾼 '건방진'은 "광장은 시민의 것이며, 민주주의의 신성한 장소"인데 왜 불허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광장이면 모든 시민이 함께 할 공간인데도 오히려 민주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비판이다.
'복수는나의힘'으로 자신을 표현한 누리꾼은 "서울광장은 시민들을 위한 광장이지 너희들 개인공간이 아니므로, 시민이 원하면 광장을 내줘야 한다"고 했다. 'kk2k08'는 "그럼 촛불때 HID 추모행사"는 왜 허락했는지 따져 물었다. 보수세력 추모행사는 가능하고, 전직 대통령 추모행사는 안 된다고 하는 서울시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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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파공작원 모임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가 지난해 6월 5일 저녁 추모제 개최를 이유로 '촛불시민'들의 서울광장 출입을 막은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 오마이뉴스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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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던 지난해 6월 6일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 회원들이 서울광장에 북파공작원 추모제를 한다며 위패 7천여개를 설치한 뒤 낮잠을 자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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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꿈사랑'은 "이보다 문화적인 행사가 어디느냐"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비운에 서거하여 온 국민이 분하고 원통함에 당연히 추모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오히려 불허하면 촛불로 번질 수 있으니 개방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서울광장을 개방하여 많은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자연스럽게 추모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인데도 촛불에 덴 이명박 정권이 자꾸만 자충수를 두는 느낌이다. 추모가 폭력시위로 변질될 수 있다는 관심법이 마음을 다하여 추모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더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실현된 나라 중 전직 국가원수 추모행사를 경찰력과 차벽으로 꼭꼭 막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바로 이런 것이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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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5 13:57 ㅣ최종 업데이트 09.05.25 15:32 |
오연호 (oy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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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그는 끝까지 바보였다.
봉하마을에 조문가는 길, KTX에 몸을 맡기고 한 일간지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특집기사를 읽으며 되짚어본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는가.
한 네티즌은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제 평안하십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제 시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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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신임 대통령과 노무현 전임 대통령이 2008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린 제 17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오며 환호에 답하고 있다. |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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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의 극치... 죽어서야 갖춰주는 전직대통령 예우
이명박의 정치보복이 결국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해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애도를 표시하는 창을 만들었다.
죽어서야 예우를 갖춰준단다. 그런데 그나마 그 '죽어서 해주는 예우'도 청와대 대변인의 입 속에만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팝업창에만 있다. 서울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풍경이 위선의 극치를 보여준다.
서거 소식이 전해진 23일 늦은 밤, 덕수궁 대한문 앞에 시민들이 마련해놓은 분향소에 아들 손을 잡고 가봤다. 경찰은 경찰버스 수십대를 동원해 그 분향소를 에워싸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한 50대 남성이 눈물을 흘리며 정복을 입은 경찰지휘관에게 항의했다.
"이게 죽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냐, 인간에 대한 예의냐."
그 경찰지휘관은 답했다.
"우리가 힘이 있습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경찰버스는 대한문 앞뿐만 아니라 시청앞 광장 전체도 뺑 돌려 막고 있었다. 시민을 차단한 시민의 광장 안에서는 경찰관 수십명이 널부러져 자고 있었다.
어느 대통령보다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자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고, 시민들은 추모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꽃을 들고 나왔건만, 이명박 정권은 죽은 노무현과 시민을 떼어놓기 위해 그렇게 야비한 짓을 하고 있었다. 이게 애도인가, 그게 예우인가?
검찰의 노무현 모욕주기, 이명박 대통령은 왜 안 말렸나
기회는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평소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생각했다면, 그는 왜 검찰의 노무현 수사과정을 보고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은 640만달러와 억대 명품시계 2개다. 그런데 그것의 대가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검찰은 노무현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기 위해 갖은 모욕적 방법을 동원했다.
검찰은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방송에 연일 골고루 '특종거리'를 흘리면서 보도경쟁을 부추겼다. 오죽했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조사과정에서 온 가족에 대해 매일같이 혐의가 언론에 흘러나와 그 긴장감과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신 것 같다"고 했을까.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다는 전제로 대질신문을 거론했고, 소환 당일에는 자정을 넘겨가면서까지 수사를 했다. 그런 검찰의 행위들은 분명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었다. 모욕주기였다.
검찰의 현직 간부마저 "검찰 내부에서도 박 전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 관계 때문에 일반적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런데 일반 잡범 다루듯 그렇게 낱낱이 혐의를 드러내니 노 전 대통령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을 것"(<한겨레>5월24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망신과 모욕을 당하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이 정권의 법무장관이 검찰에 대해 어떤 문제제기를 했는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 즐기고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대다수의 국민은 노무현 수사의 총감독이 이명박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검찰총장이 작심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지극히 정치적인 사안이다. 노무현 수사의 목적은 노무현을 정치적으로 죽이는 것이었고, 그 총감독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아닌 이 대통령이었다고 보는 게 상식에 맞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애도를 한다?
이 대통령의 애도가 진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하나 있다. 그가 봉하마을에 직접 가서 조문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어떤 조문도, 애도 표현도 위선일 뿐이다. 이런 참회를 공개적으로 하기 전에는.
'죄송합니다.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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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박수를 치고 있다. |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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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자살은 '나로 끝내라'는 마지막 항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자살이 아니다. 마지막 항거였다. 그의 유서를 보라.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그의 측근들은 계속 검찰의 표적수사를 받을 것이다. 노무현의 자살은 '나로 끝내라'는 항거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 의해 죽은 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자들이 어찌 노무현과 친노 정치인뿐이겠는가.
용산참사는 이 정권이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보여줬다. 네티즌 미네르바를 구속한 것은 이 정권이 민주주의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과감히 죽이고 있는가를 보여줬다. 거듭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기어이 구속하려 시도한 것은 이 정권이 시민단체 흠집내기에 얼마나 열을 올리고 있는가를 보여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을 끝내 몰아낸 것은, 정연주 KBS사장 몰아내기에서 시작한 진보개혁인사 솎아내기의 또 하나의 최근 사례다.
노무현 죽이기와 진보개혁세력 죽이기는 연결돼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은 10년 민주화정권에서 제자리를 잡은 것 같았던 국정원이 다시 살아나 백주에 정치권, 시민사회, 경제계에 개입을 하면서 그 죽이기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노무현을 죽었는가? 24일 오후 봉하마을에서 만난 조문객들도 그 질문들을 품고 있었다. 이날만 약 20만명이 다녀갔다. 이날 한때 소낙비가 30여 분간 쏟아졌는데도 조문대열은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나는 그 일반 조문객들 사이에서 헌화를 위해 40분을 기다리면서 이런 말을 수없이 들었다.
"이명박이가 죽였어, 이명박이가..."
이명박의 선택, 다 죽일 것인가 더불어 살 것인가
서울로 오는 길, 밀양 역전의 한 식당에 들렀다. 마침 KBS 9시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한 조문객이 화면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슬펐는데 나중엔 화가 나더라."
그 방송을 보고 있던 40대 식당 주인이 혀를 차며 말했다.
"노 대통령하고 친하다고 다 잡아들이고 조사하고...... 남아나는 사람이 있어야지."
남아나는 사람이 있어야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진보개혁세력 씨말리기와 닿아있기 때문이다. 우린 씨말리기가 부른 비극의 제1막을 봤을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고한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의 진보개혁정권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는 한, 그것을 만들어낸 자부심으로 살아온 사람들을 포용하지 않고 씨말리기를 하는 한 '극단적 해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를 3년 이상 남겨두고 있지만, 이미 실패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최악의 정치보복을 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오명을 남은 임기 동안 조금이라도 씻어내려면 국정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 진보개혁세력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쪽으로. 그 첫걸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전 앞에, 그 유가족 앞에, 국민 앞에 이렇게 참회하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였습니다.'
그것 없이는 이명박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의 죽음에 슬픔이 분노로 변해가는 국민들과 임기 내내 제대로 화해하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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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덕수궁 대한문 현장]
취재 : 박상규 김환 기자 / 총괄 : 김당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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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25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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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신 : 26일 새벽 0시 50분]
추모의 밤은 깊어가고... 유시민 "이곳이 정말 국민장"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4일째로 넘어가는 26일 새벽 0시 30분,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의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대한문 앞과 덕수궁 인근 인도에는 1000여명의 시민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일부 시민들은 맥주나 음료수, 컵라면, 과자 등으로 야참을 먹으면서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고, 촛불에 의지해 책을 읽거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아침이슬' 등의 민중가요를 부르는 시민들도 있다. 덕수궁 앞 차도와 덕수궁 옆 도로에는 LED 화면이 있는 방송차량이 노 전 대통령의 일생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5공 청문회나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의 명연설에 몇 번씩 박수도 터져나왔다.
분향을 기다리는 줄은 덕수궁 돌담을 따라 약 200m까지 늘어서있다. 어떤 시민들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은 집에 못 들어간다, 막차도 놓쳤고 사우나에서 자고 내일 곧장 출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향을 마치고도 집에 가지 않는 시민들 중 일부는 아예 덕수궁 앞에서 담요나 양복 저고리 등을 덮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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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인파로 가득찬 가운데 자원봉사자로 나선 중고등 학생들이 조문행렬 안내를 도맡아 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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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한켠 상황실에서는 시민자원봉사단이 분향 진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25일 밤 10시께는 서울역 국민장 분향소에서 상주를 맡고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곳 상황실을 방문해 "수고가 많다, 고맙다"며 "이 곳이 정말 국민장이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시민자원봉사단은 의료지원은 물론 각종 물품 지원, 분향 안내, 장내 청소 등을 나눠서 하고 있다. 대부분의 활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매직 글씨 잘 쓰시는 분 자원봉사 구함' 등의 '구인 피켓'도 시민 자원봉사단이 만든 것이다.
이 곳에서는 양초와 근조리본은 물론 생수와 커피가 무료다. 시민들이 자비를 들여 이같은 물품을 사오고, 다른 시민자원봉사자들이 이를 나누어주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음료수 캔, 종이컵, 담배꽁초들도 자원봉사자들이 치운다. 시청 광장은 열리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이 곳에서 스스로 광장을 만들고 있다.
[8신: 25일 저녁 8시 10분]
덕수궁 분향소, 1만 6천여명 조문... 서울시 전체 조문객 2만여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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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25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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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추모의 염은 서거 사흘째인 25일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6시 현재 서울 시내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향을 올린 이들은 총 2만 여명을 넘어섰다.
오후 5시에만 정부 공식 분향소인 서울역과 서울역사박물관에 각각 4140명, 3539명의 정관계 인사 및 시민들이 방문했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대한문 덕수궁 앞 분향소에는 1만 6천여명의 시민들이 향을 올렸다.
특히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덕수궁 대한문 앞의 추모 인파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이어진 추모 행렬도 1천여명에 육박한다. 행렬의 끝은 정동극장을 넘어서 이화여고 앞까지 닿았다. 코리아나 호텔 쪽은 줄이 이어져 시청 역 안쪽까지 이어져 있다.
조문객들은 분향을 기다리며 행렬을 따라 붙여진 하얀색 전지 위에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주로 "당신을 믿습니다, 제겐 당당한 대통령이셨어요", "부디 영면하소서 여기는 우리가 있습니다"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내용들이다.
동료와 함께 덕수궁을 방문한 회사원 김아무개(26)씨는 "처음 추모를 시작한 곳이 덕수궁이라서 이곳으로 왔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추모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우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광장은 시민들의 것"...
시민들, 서울시에 분노
시민들은 서울광장의 개방을 거부한 서울시청에 대해 분노를 토했다.
일부 시민들은 덕수궁 돌담길 옆에 위치한 시청서소문청사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나오자 "시청 광장이 너희 것이냐, 우리 것이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정부가 서울 역사박물관과 서울역 광장 등에 차린 분향소에 대해 '순수하지 못한 분향소'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정수빈(22)씨는 "항상 드나들던 광장인데 왜 막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순수한 추모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설치한 분향소는 가식적으로 보여서 가고 싶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에서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이진숙(27)씨는 "정부가 서울광장을 개방하지 않은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발표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광장을 개방해서 시민들이 편하게 추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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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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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과 서울광장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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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까지 가로막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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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노짱'은 환하게 웃건만...
덕수궁 돌담길에서 눈시울 붉힌 사람들 |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 가는 방면 길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시민 200여 명은 스크린 앞에 모여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지켜봤다. 몇몇 시민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직장인 박아무개(35)씨는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울컥 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스크린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니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누리꾼 '애기천사잉잉'은 "자발적으로 프로젝터를 빌려와 상영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전 자신의 역사관, 정치관 등을 밝힌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긴 영상"이라며 "일반인들이 보고 각자 판단했으면 하는 마음에 상영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영상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
[7신 : 25일 오후 2시] "정부가 만든 분향소엔 가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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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과 서울광장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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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 30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정부 공식 분향소 2곳이 마련됐지만,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여전히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대한문 앞 도로에 빽빽이 배치됐던 경찰 버스는 약간 헐거워진 상태. 그러나 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여전히 경찰버스로 빈틈없이 원천봉쇄 돼 있다.
덕수궁 대한문 양쪽 돌담길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은 여전히 봉쇄 중인 서울광장을 가리키며 "경찰이 고인에 대한 예도 모른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김정화(45)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러 왔는데 이렇게 좁은데 사람들을 가두기보다 넓은 광장을 여는 게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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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하고 싶으면 '개구멍'으로 들어오라고? 24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주변을 경찰이 수십대의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자, 시민들이 경찰버스 사이 틈으로 힘들게 지나다니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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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정연희(27)씨는 "정부가 만든 분향소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씨는 "자전거도 타시고 농민처럼 평범히 사시고 싶었던 분이 이렇게 가시다니 안타깝다"며 "노 전 대통령은 참으로 서민적인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일부 시민들은 분향소 옆에 마련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서명에 동참한 박아무개(40)씨는 "이명박과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탄핵이 힘들더라도 이것이라도 해야 노 전 대통령이 편안하게 가실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사회의 온갖 모순들과 비극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정부 공식 분향소보단 광장의 상징성이 있는 만큼 시청 앞 광장이 분향소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는 "유신 때나 5공 때야 물리력으로 모든 것을 통제했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 이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를 통제하는 것은 이 정권이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 대표는 이어 "정부는 어서 빨리 광장을 열어 국민들의 생각을 분출할 수 있게 해주고 노 전 대통령이 가시는 길에 의미를 되살리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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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덕수궁 대한문 현장]
취재 : 박상규 김환 기자 / 총괄 : 김당 기자
사진 : 남소연 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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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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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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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 : 25일 새벽 3시]
서거 이틀째 24일, 10만여 명 조문한 듯... 장례 일정 끝까지 거리 분향소 유지
"공과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잖아요."
이연숙(43)씨는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거리 분향소를 지키는 이유를 이렇게 짧고 '쿨'하게 답했다. 비단 이씨만이 아니었다. 24일 덕수궁 앞 거리 분향소를 찾은 많은 사람들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거리 분향소 '상황실'에 따르면 24일 조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약 10만여 명에 달한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4만여 명이 다녀간 23일 토요일보다 국화꽃, 검은 리본 등 모든 물품이 3배 이상 더 나갔다"며 "최소한 10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2시 현재까지도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 500여 명이 남아 있다. 조문 행렬 역시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정치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촛불을 밝힌 채 슬픈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상황실은 노 전 대통령의 모든 장례 일정이 끝날 때까지 거리 분향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전경차 차벽에 넘치는 추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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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켭켭이 둘러싼 경찰 차벽에 조문객들이 남긴 추모의 글이 빼곡히 붙어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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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차벽으로 추모를 막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차벽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24일 저녁,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에 설치돼 있는 전경버스 두 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대자보가 빼곡하다.
시민들은 땅바닥이나 친구의 등을 책상삼아 흰색 A4용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대자보에는 '사랑합니다' , '죄송합니다' 등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애틋한 내용들이 대부분이고, 이명박 정권을 비판 하는 내용도 있다. 이 대자보 때문에 전경버스 두 대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몇몇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글을 적다가 눈물을 흘렸다. 대학생 김아무개(23)씨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할 수 없어서 애석하다"며 "그에게 글로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경버스에 시민들이 남긴 내용의 일부이다.
"제 마음에는 항상 노랑 풍선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침묵했던 국민들이여, 이제 분노하셔도 됩니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 불의에 동조하는 것입니다."
"MB, 한나라당 1년에 죽어간 이들...용산 참사 6인, 화물 노동자 박종태 열사,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신들이 고발한 대한민국의 현실. 반드시 바꿔가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저에겐 대통령이 없습니다. 저의 유일한 대통령이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많이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현 정권을 심판하겠습니다."
"좀 더 힘 되는 지지 보내드리지 못했던 게 가장 큰 한으로 남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될 듯합니다. 당신이 가진 가치와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순수함, 열정 잊지 않고 삶의 지표로 삼겠습니다. 편히 잠드세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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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며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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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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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4일 밤 10시 30분]
'추모 촛불' 2만개, 덕수궁을 포위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촛불 2만 개가 덕수궁을 포위했다.
24일, 날이 어두워지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캄캄한 밤이 내렸지만,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광장은 경찰에 의해 봉쇄됐지만 덕수궁 일대 분위기는 작년 촛불 정국과 비슷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은 덕수궁 대한문을 기준으로 광화문 방면으로는 서울시의회건물까지, 정동 이화여고 방면으로는 정동극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시민들은 노사모 등에서 나눠진 초를 들고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거리 분향소를 차린 쪽은 초 2만 개를 준비했지만 밤 9시 30분께 이미 동이 났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를 올리고 향불을 피우려면 평균 3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추모 행렬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단위 참가자는 물론이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다.
두 아이를 데리고 추모 행렬에 동참한 윤계홍씨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는 4시간 기다렸기 때문에 3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시민 권력을 존중했고, 권위주의 청산에 앞장섰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악단'이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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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시민들이 넓은 서울광장에서 자유롭게 조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서울광장 주변에서 원천봉쇄하고 있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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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지자 일부 시민들은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1, 2호선 1번출구 앞에서는 시민 100여 명이 "독재타도, 명박 퇴진" "노무현을 살려내라"고 외치며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겠다는 게 고작 추모 행렬 봉쇄냐"라며 "우리들의 권리와 노 전 대통령을 잘 추모하기 위해 서울광장으로 가야한다"고 외치는 등 많은 사람들의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5월, 작년 5월과 마찬가지로 잠 못드는 밤이 며칠 이어질 것 같다.
지하철 출입구 도배한 시민들의 추모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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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시청역 입구에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종이에 적어 붙여 놓았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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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권력을 가진 유일한 우리들의 벗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광장을 빼앗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2번 출구를 대자보와 쪽지로 장식했다. 이제는 대학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대자보와 손 글씨. 이곳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다.
특히 종이에는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글귀가 많이 적혀 있다. 시청역 2번 출구를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은 종이에 적힌 글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가방에서 펜을 꺼내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또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펜을 벽에 붙여 놓고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역 2번 출구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계속 새롭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덕수궁 일대를 돌며 방송으로 "추모객이 몰려 혼잡하니 조계사 등 다른 분향소를 이용하라"며 시민들의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덕수궁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분향을 위해 여전히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시민 약 5천여 명을 포함해 덕수궁 주변에 약 1만여 명의 추모객들이 남아 있다. 돗자리 등을 준비해 온 시민들은 밤샘 추모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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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시청역 입구에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종이에 적어 붙여 놓았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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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시민들이 지하철 시청역 2번 출구에 남긴 대자보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아픔없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시기를. 사악한 저희들을 용서해 주시고, 평안하게 영면하십시오."
"역사가 알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가 심판할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한 5년은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안 계신 지금의 대한민국이 너무 슬픕니다."
"이제는 당신을 가슴에 묻겠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바보 노무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은 권력을 가진 유일한 우리들의 벗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진정 당신을 보내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숭고한 마음, 원칙과 상식을 되새기며 이제 당신을 보내드립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당신을 잃고 나서야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였는지를 깨닫게 되는 우리는 어리석은 인간들입니다. 사랑했습니다."
"당신을 닮아가며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바보들이 이기는 세상 남은 우리가 꼭 만들겠습니다. 당신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대통령이십니다."
"오늘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이 당선되었던 날과 함께 내 마음속, 내 생에 첫 대통령. 당신을 어렵고 어려운 자리에 올려놓고 지켜드리지 못한 나를 탓하며, 오늘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부디 평안하세요."
"노무현 당신은 아직도 우리 희망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드리지도, 응원하지도 못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대통령님이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정치를 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겠죠? 이생에서 못 이룬 깨끗한 정치, 사람 사는 세상. 하늘에서 꼭 펼쳐주세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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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을 차벽으로 완전히 에워싼 경찰의 봉쇄로 시청역 출입구를 나오지 못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지하역사에서 서너시간씩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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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추모행사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분향소 주변과 서울광장을 에워싼 경찰의 과잉대응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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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4일 오후 6시 50분]
'개고생'을 문화로...'촛불정신' 발휘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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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추모행사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분향소 주변을 에워싼 경찰의 과잉대응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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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옮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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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TV 광고에 빗댄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은 경찰의 '통제' 때문에 '개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먹을거리를 나누는 등 작년 촛불집회 때처럼 서로 상부상조하며 '개고생'을 문화로 승화시키고 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노 전 대통령 추모 거리 분향소에는 24일 오후 6시 현재 수천 명의 시민들이 분향을 하려고 길게 줄 서 있다. 시민들의 행렬은 대한문부터 길 건너편 프레스센터를 지나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빌딩까지 이어져 있다.
한 번 분향을 하려면 최소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상황. 하지만 시민들은 싫증을 내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몇몇 시민들은 선 채로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급수 당번'으로 나섰다. 이들 급수 당번은 종이컵과 쟁반을 구해와 오래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시원한 물을 나눠주고 있다. 그렇다고 물을 사오는 건 아니다.
이들은 길게 선 시민들에게 "주변 사람들과 물이나 음료수를 나눠 먹읍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물병을 들고 있던 시민들은 이들의 쟁반에 놓인 종이컵에 물을 따랐다. 이렇게 채워진 물은 다른 시민들에게 전달됐다.
또한 작년 촛불집회 때처럼 거리의 '시민악대'가 다시 출현했다. 박기현(35)씨 등 5명은 기타와 색소폰 등을 들고 나와 조문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음악 연주를 하고 있다.
박씨는 "작년 촛불집회 때 만난 사람들끼리 '시민악대'를 만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슬픔에 잠긴 시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런 음악 연주가 아니더라도 많은 시민들은 오랜 기다림을 대비해 미리 책을 준비해 오는 '센스'를 선보였다. 소설책을 들고 온 박상수(27)씨는 "시민들이 많이 몰린다는 걸 알고 미리 책을 준비했다"며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대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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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종이박스에 '당신이 그립습니다'라고 적어 들고 애도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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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한성(40)씨는 "정부 주도의 분향소를 차리겠다는 식의 '쇼'는 집어 치우고 시민들의 자발적 추모나 제대로 보장하라"며 "추모 행렬조차 차벽으로 막아서는 이 정부를 무슨 말로 비판해야 적당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금씩 날이 저물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인파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재 <조선일보>, <동아일보> 본사 앞으로 추모행렬이 이어지지 않게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경찰은 <조선일보> 본사 앞으로 지나려는 추모 시민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다.
"이쪽으로 오지 마세요. 지하도 이용해서 건너가세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은 지금 '개고생'을 감수하고 있다.
[3신 : 24일 오후 3시 55분]
대한문 앞 시민 추모객들 경찰과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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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 인근 동화면세점앞에 경찰 살수차가 배치되어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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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거리분향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서울시청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분향소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으나 경찰이 이를 통제해 대한문 앞에서 1차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 병력 100명 정도가 후퇴한 가운데 시민들은 통제선을 친 전경차를 빼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추모 행렬은 길 건너 프레스센터까지 이어져 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물대포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배치해 놓고 있다.
한편 유족들과의 국민장 합의에 따라 정부도 공식분향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감안해 서울시 외곽에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신 : 24일 오후 2시 20분]
'땅속 조문' 시민들의 분노... "광장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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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봉쇄로 시청역 출입구를 나오지 못해 지하역사에서 서너시간씩 기다린 시민들이 분향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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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에 조문을 하기 위해 온 시민들이 경찰들에 가로막힌 채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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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두더지야! 왜 땅속에서 조문하게 하는 거야!"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은 뭐가 두려운 거야! 추모는 보장해줘야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객들의 분노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시민들에게 슬픔을 주고 있다면, 경찰의 추모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24일 오후가 되면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노 전 대통령 추모 거리분향소에 사림들이 몰리고 있다. 길게 늘어선 추모 행렬은 그 길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찰이 대한문 주변 봉쇄를 풀지 않아 덕수궁 일대는 매우 혼잡하다.
문제는 시민들이 계속 몰리고 있지만 경찰이 주변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덕수궁 대한문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이어지다가 지하철 1, 2호선이 만나는 시청역 3번 출구 지하로까지 연결됐다. 즉, 수백 명의 시민들은 현재 지상이 아닌 땅속에서 자신들의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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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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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하고 싶으면 '개구멍'으로 들어오라고? 24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주변을 경찰이 수십대의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자, 시민들이 경찰버스 사이 틈으로 힘들게 지나다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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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33)씨는 "우리가 두더지도 아닌데, 왜 대한민국 경찰은 시민들을 땅속으로 밀어내는지 모르겠다"며 "전직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정권 반대 운동으로 이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명박 정부가 한심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양정권(56)씨도 "사람들이 계속 몰리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조문을 통제할 것이냐"며 "경찰은 당장 텅텅 비어 있는 시청 앞 서울광장을 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시영(45)씨는 "조문 행렬이 <조선일보> 앞까지 이어지는 걸 보기 싫어서 우리를 땅속으로 몰아넣는 것 같다"며 "당장 경찰은 시민들의 조문 자유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양씨의 주장대로 지금 경찰은 시청 앞 서울광장을 차벽과 병력으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현재 서울광장 안으로는 경찰 말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경찰은 마찬가지로 작년 촛불정국이 시작됐던 청계광장도 차벽으로 둘러쌌다.
이 때문에 넓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텅 비어 있고, 좁은 덕수궁 앞과 시청역 지하에는 사람들로 차고 넘치고 있다. 이에 몇몇 시민들은 "광장으로 나갑시다"라고 외치고 있다.
[1신 : 24일 낮 12시 55분]
눈물, 절망, 한숨...덕수궁 앞은 지금 '통곡'
"가슴이 아파 어제 한 숨도 못 잤어요. 밤새 베개만 적시다 나왔는데, 저 앞에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보니···."
김창석(42)씨는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5살짜리 딸은 영문을 모른 채 아버지의 머리를 만졌다. 딸이 "아버지 왜 울어? 울지 마"를 반복해도 김씨는 고개를 좀체 들지 못했다.
이날 김씨는 노 전 대통령 앞에 담배 한 값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호원에게 요구했던 그 담배였다. 김씨가 태운 향에서는 작은 연기를 연신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 향 연기 너머에는 노란색 바탕 천에 인쇄된 노 전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행복했습니다. 노무현 때문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 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울고 있다.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는 아이 아버지, 슬픔을 참느라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 여성, 한참을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오른 50대 아줌마,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20대 커플···.
통곡과 슬픔, 그리고 황망함이 가득한 덕수궁 앞
지금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은 통곡과 슬픔, 그리고 황망함이 가득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거리 분향소가 차려진 이곳에는 24일 이른 아침부터 조문 행렬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흰 국화꽃을 올리고 분향을 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은 300미터 넘는다.
2~3명씩 늘어서 있는 줄이니 분향 한번 하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차분하게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조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매우 다양하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있는가 하면, 모임을 꾸려 나온 시민들도 있다.
시민들의 추모글을 받는 방명록에도 많은 사람들의 비통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한 시민은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어떤 이는 "편하게 쉬십시오,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편안한 삶으로 사십시오"라고 적었다.
또 방명록에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원망하는 글도 많다. 방명록 바로 옆에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서가 있다. 이곳에도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이름을 적고 있다.
현재 경찰은 경찰버스로 덕수궁 대한문과 외부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또한 대한문으로 진입하는 모든 길목에도 병력을 배치했다. 특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출입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모이는 걸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분향 방해하느냐"
물론 경찰이 시민들의 분향을 막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분향을 방해 하느냐, 언제까지 힘으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경찰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8살, 5살 딸과 함께 대한문 앞을 찾은 조미숙(40)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를 보는 눈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그는 분명히 이 사회 기득권층의 오만과 부패를 바로 잡으려 했던 사람이었다"며 "평생을 걸쳐 어려운 길을 걸었던 노무현의 최후가 너무나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거리 분향소를 차리고 운영하고 있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쪽은 "23일 토요일에는 약 2만 명이 다녀갔고, 오늘은 약 20만 명의 시민들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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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봉하 현장]
취재 : 윤성효 김영균 선대식 이윤기 기자 / 총괄 : 황방열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 총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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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을 찾은 한 조문객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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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가운데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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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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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 분향소 동영상 현장중계 바로가기(사람사는 세상)
[13신 : 24일 오전 11시 30분]
조문 행렬 이어져...정동영 의원도 오전에 조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 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나고 있다.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23일 설치했던 임시분향소 옆에 새 분향소를 마련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새 분향소에 천막을 설치하고, 국화꽃을 진열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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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정래씨와 아내 김초혜 시인이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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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정래 작가와 부인 김초혜 시인이 이날 오전 10시10분경 조문했으며,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조정래 작가는 봉하마을 회관 앞에 한동안 서 있다가 다른 장소로 옮겼는데, 기자들이 질문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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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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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방문했다가 조문하지 못했던 정동영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40분경 조문했다. 또 추미애 의원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손학규 전 대표 등의 조문이 이어졌다.
추미애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이 물었지만 말을 하지 못하다가 "희로애락 없는 곳에 편히 가시길 빈다"고 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비통하다"고 짧게 말했다.
허성관 전 장관은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소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분의 성격을 안다, 담백하고 마음이 여리고, 반듯한 분"이라면서 "(검찰 소환이) 자기에게는 치욕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걱정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주위의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신 것이다. 이 지경이 된 것에 대해 가슴 뜨끔한 사람들이 있을 것인데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이번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전종훈 신부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오체투지 순례단이 오전 11시 20분경 봉하마을에 도착해서 20여분간 기다린 후 조문했다.
조문행렬이 어어지나 오전 11시 30분부터 비좁았던 첫 분향소 대신 새롭게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이 진행되고 있다.
언론사 취재진에게는 이날 오전 343개의 '비표'가 배부되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불교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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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 법보종찰 해인사 독경단이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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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스님들이 24일부터 대거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과 독경을 진행했다.
법보종찰 해인사 독경단 스님 350명이 24일 오전 9시30분경 봉하마을을 찾았다. 주지 선각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은 먼저 분향소에 조문한 뒤 분향소 옆에 자리를 마련해 독경에 들어갔다. 스님들이 조문할 때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나와 맞이 했다. 25일 통도사, 26일 쌍계사, 27일 범어사 소속 스님들이 대거 릴레이로 참석해 독경할 예정이다.
선각 스님은 "심장이 녹아 내리는 거와 같다"고 말했다. 기자들을 만난 선각 스님은 "노 전 대통령은 해인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비록 운명하셨지만 대중들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선각 스님은 "대중들은 참회와 반성하면서 독경을 통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선각 스님은 "고인이 남긴 유언을 보면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원망하지 마라고 했는데, 그 말은 불교적 소양에서 나왔다고 본다"면서 "유언에는 평소 고인의 생각과 불교성향이 담긴 것이라 보며, 그것이 민주화 완성의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선각 스님은 "큰 거목이, 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대해, 불교계와 국민들은 안타까워 하면서 충격에 휩싸여 있다"면서 "오늘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독경을 계속하면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 것"이라고 밝혔다. |
[12신 : 24일 오전 9시 30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일정 오전에 발표될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은 24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경 사저에 모여 장례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8시경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향했으며 30여분 뒤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마을회관으로 다시 왔다. 노건평씨가 마을회관 주변으로 나오자 언론사 취재진들이 몰려 들기도 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장례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오전 10시를 전후해 발표가 있을 것 같다"며 "국민장으로 할지 아니면 가족장으로 할지 장례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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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이 24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마을회관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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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전날부터 와서 밤을 지샌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용산 참사도 그렇고 이명박 정부는 왜 이렇게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의 마음이나 우리들 마음이나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 조문을 마친 김한길 전 의원은 "할 말이 없다, 비통하고 우리 정치현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택순 전 경찰청장과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도 조문했다. 빈소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며 울기도 했다. 한 여성은 "믿어주는 국민들이 있는데 왜 죽어"라며 울기도 했다.
해인사 스님 350여명이 집단적으로 오전9시 30분께 조문을 진행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전 정책위의장은 24일 새벽1시 30분경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 전 의장은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임 전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께서 안타깝게 서거하신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조문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밤 늦게 다녀왔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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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새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기던 담배를 올리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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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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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신 : 24일 오전 8시 20분]
밤새 조문 계속돼...형 건평씨, 노 전 대통령 사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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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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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조문객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를 맞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아침에도 많은 사람들이 봉하마을 빈소 주변에 모여 있다.
마을에는 진혼곡이 울려 퍼지면서 더 숙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마을에서 밤을 지새운 많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일부는 청소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사모 사무실 입구에는 쓰레기 줍기 등의 활동을 벌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마을회관에 안치되어 있는데,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빈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조문하고 있다. 조문객은 서울과 광주 등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일부 조문객은 20여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노사모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를 찾기도 한다.
경찰은 마을에서 2km 가량 떨어져 있는 본산공단 입구에서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이에 조문객은 걸어서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빈소 앞에는 아침에도 국화꽃을 들고 조문객이 줄을 지어 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한 백효성(36)씨는 "어제 친구 전화 받고 서거 소식을 알았다"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광주에서 부인․남매 가족과 함께 온 김상철(39)씨는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에 집에서 출발해 봉하마을에 왔다"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고 하니 초등학생인 큰애는 이해한다며 기꺼이 따라 가겠다고 해서 가족이 같이 왔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 봉하마을에 와서 밤을 새웠다고 한 최한영(36)씨는 "나라의 큰 별이 떨어졌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역사적 지도자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례 치를 때까지 봉하마을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할지 '가족장'으로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 주변에서는 이날 오전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원으로부터 '일시 석방' 결정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24일 새벽 1시30분경 봉하마을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이날 오전 7시50분경 왼쪽 팔에 완장을 끼고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 사저로 갔다. 비슷한 시각,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사저로 향했다. 사저에 있는 권양숙 여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과 진영공설운동장까지는 김해시가 조문객들을 위해 제공한 대형셔틀버스 6대가 운행중이며, 각계에서 보내오는 조화도 줄을 잇고 있다.
[10신 : 24일 새벽 3시 50분]
봉하마을 앞 길게 늘어선 추모 촛불... 장례 절차 아직 논의중
새벽 3시 50분 현재까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교통이 벌써 끊긴 시각인데도 봉하마을로 걸어들어오는 조문객들이 많다. 빈소 앞 분향소와 노사모 분향소에도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조문객들이 아직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주차장에 마련된 조문객 접대소에도 약 300여 명 가량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을 회관 옆 자갈밭에는 조문객들이 둥그렇게 촛불을 켜놓은 채 삼삼오오 앉아 있다. 새벽이 깊었지만, 울음소리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봉하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돌아가는 조문객들이 놓고 간 촛불들로 '촛불길'이 만들어졌다. 가로등도 없는 봉하마을로 들어오는 도로 오른쪽으로 촛불들이 길게 줄을 지어 길을 환히 밝히고 있다.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비서관 숙소에서는 아직 국민장인지, 가족장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신 : 24일 새벽 2시]
건호, 정연씨 빈소에서 사저로...분향소 또 설치
새벽 1시 53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와 딸 정연씨가 마을회관 안 빈소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들어갔다.
침통한 표정의 건호씨는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걸었고, 그 뒤를 이어 정연씨 부부가 사저로 향했다. 몇몇 취재기자가 뒤를 따랐지만, 대화는 없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 빈소 앞 마당에 또 하나의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조문객이 너무 많아 일반인들을 위해 만든 분향소로 나중에는 영결식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이와 별도로 노사모에서 회원들을 위해 마을입구 노사모 회관에도 분향소를 만들어놨다.
[8신 보강 : 24일 새벽 1시 30분]
KBS, 차 빼라! 조중동, 나가라!
23일 자정이 지났지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봉하마을 입구에는 시민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마을회관 앞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흰 국화 한 송이를 놓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추모객들은 상주들의 안내에 따라 4~5명씩 짝을 이뤄 조용히 빈소에 들어서는 중이다. 경황없이 추모객을 맞은 터라 준비된 흰 국화가 부족해 외부에서 꽃 배달도 이어지고 있다. 빈소 주위에서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빈소가 너무 혼잡해서 마을 입구에 위치한 노사모 회관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추모객들은 빈소와 임시분향소 두 곳으로 나뉘어 헌화하고 참배를 하고 있다.
노사모는 봉하마을 입구 노사모 회관에 대형 펼침막 2개를 걸었다. 검은색 바탕의 오른쪽 펼침막에는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였고, 왼쪽의 펼침막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가 새겨졌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흥분을 참지 못한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곳곳에서 취재기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4일 새벽 0시 20분께는 KBS 방송차량 앞에 몰려들어 "KBS, 차 빼라!"고 요구했으며, 몇몇 사람들은 철제 간이의자를 들어 방송차 문을 내리치기도 했다.
결국 KBS 취재 차량은 새벽 1시10분경에 봉하마을 바깥으로 차를 빼버렸다.
앞서 저녁 8시30분에는 취재기자들이 빈소 주변에서 노트북을 펴자 흥분한 추모객들이 몰려들어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몰아세운 조중동 등 보수언론 기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기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녔다. 일부 흥분한 시민들은 기자석으로 마련된 테이블을 점령하고 "모든 기자들은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나서서 말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한때 기자들 모두 노트북을 접고 일어서야만 했다.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도 마을방송을 통해 "슬프고 힘들더라도 오늘은 노 전 대통령님의 뜻을 기억하자"면서 "언론의 취재 자유를 보장하고 취재에 불편이 없도록 우리가 돕자"라고 여러차례 호소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총리-정세균 대표 등 장례 절차 협의 중
한편, 24일 새벽 0시 40분 현재 이해찬 전 총리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은 봉하마을 비서관 숙소에 모여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직 대통령 예우를 갖춰 국민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뜻대로 조용히 치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례 절차 등은 이날 아침이 돼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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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시로 마련된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옮기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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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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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신 : 23일 밤 11시]
정동영 의원도 조문 못하고 발길 돌려
밤 10시께 정동영 의원(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부인과 함께 봉하마을 입구에 도착했지만, 노사모 등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에 조문을 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시민들은 "배신한 정동영이 여기올 자격이 있느냐"고 외쳤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에도 빈소가 마련돼 있는 마을회관을 찾았다. 김 전 의장을 본 시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무슨 낯으로 여길 찾아왔나, 철판 깔았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명계남씨는 김 전 의장에게 다가가 "맞장 뜰 사람 없어져서 좋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기자들에게 "슬프다, 슬퍼해야할 때"라고 짤막하게 말한 후 마을회관으로 들어갔다.
밤 10시 30분께 이해찬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고 술 한 잔을 따른 후, 아무런 말없이 조문을 마쳤다.
이날 조문에 참여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비통한 심경을 나타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심정을 묻는 질문에 "말로 형언할 수 있겠어요? 솔직히 벼락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할 말 많고 생각은 많고, 다들 할 말이 많겠다"면서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천호선 전 대변인은 울먹거리며 "난 지금도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뭘 해야 할지, 남아 있는 우리가 어떻게 그분의 명예를 지켜내고 뜻을 이어나가야할지 아직도 모르겠다"며 "무슨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백원우 의원은 "지금은 무슨 말도 할 수 없다, 우리는 말 할 자격이 없다"며 "나는 울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심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기자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문을 한 정치권 인사들은 "비극적"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인권, 자유 등을 위해서 헌신하신 분인데, 이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인권과 자유를) 지켜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덧붙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가적인 비극이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적 평화적 선거에서 대통령을 선출했고 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존경받고 사랑받기를 바랐다. 민주화를 갈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슴 속에서 열망했던 것"이지만 "이런 비극적인 일은 갈망했던 국민들의 염원을 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찾아 모든 지원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남도 차원에서 필요하면 모든 조치들을 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필요한 시설이나 물자에 대해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문을 마친 정치권 인사들은 마을회관 근처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비서관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총리, 원혜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인근 식당에 모여 늦은 저녁을 먹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인 이재우 진영농협 조합장은 "3일 전 저녁 통닭 두 마리를 갖고 사저에 들어가서 노 전 대통령 가족을 만났다"며 "그때 아들과 부인이 함께 있었는데, 노 전 대통령은 특별한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신은 잘 산 인생이다, 용기를 갖고 사소, 당신을 위해 울 사람이 많다'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은 웃기만 하고 특별한 말이 없었다"며 "한 시간 정도 가족들과 있다가 나갔는데 막상 이런 일 당하고 보니 할 말 없다"고 말했다.
[6신 : 23일 밤 10시 30분]
한승수 국무총리 조문 못한 채 발길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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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수 국무총리가 23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봉하마을에 들어서려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저지되어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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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가 밤 9시 50분경 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에 도착했으나 문상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 총리는 빈소가 차려진 곳에서 500여m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왔으나 문상을 하지 못하고 버스 안에서 문재인·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났다.
한 총리는 세 사람과 버스 안에서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김종민 전 청와대 대변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한 총리가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이다. 문재인, 이병완, 유시민 세 분에게 대신 조문하고 것으로 하고 내일이나 상황 봐서 다시 조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을 입구에선 노사모 회원 등 수백 명 사람들이 "이명박은 물러가라 훌라훌라" "한승수는 물러가라 훌라훌라"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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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정연씨가 운구행렬을 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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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정연씨가 운구행렬을 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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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3일 밤 9시 20분]
봉하마을 조문 시작...아들 건호씨 하염없이 눈물 흘려
저녁 8시 45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마을회관 앞에 임시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조문이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절을 했다. 그는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계속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손을 부르르 떨면서 쉽게 절을 하지 못했다. 힘겹게 절을 끝내고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조문을 하며 어깨를 들썩였다. 계속해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부의장, 정대철 전 의원과 송민순, 천정배, 유시민 등 참여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한편, 마을회관 정면 주차장에 천막 1개당 16명이 들어갈 수 있는 조문객용 천막 20개가 설치됐으며, 이 천막들 근처에서 200명 정도가 촛불을 들고 있다.
그 오른쪽에는 음식을 준비하는 천막 4개가 설치됐으나 음식재료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마을 측은 방송을 통해 "너무 황망하게 일을 당하는 바람에 준비가 원활하지 않다. 주민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친척들에게 음식을 갖고 오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마을 입구 노사모 회관 앞에 설치된 대형천막스크린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생애와 탄핵정국상황, 참여정부 인사들이 평가하는 참여정부 등의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4신 : 23일 오후 8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계란세례...조문 못하고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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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러 마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계란을 던져 이 총재가 탄 차가 되돌아가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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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에 마련된 빈소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조문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조문을 저지하여 되돌아 가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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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봉하마을에 도착했지만, 노사모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저녁 7시 32분께 버스를 타고 온 이 총재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 마을회관 앞에 내리자,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은 이 총재를 향해 "이제와서 조문이냐" "살인자"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가 지킨다"고 외쳤다.
위협을 느낀 이 총재는 버스에서 내린 지 1분도 안 돼 다시 버스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총재가 탄 버스를 둘러싸고 물병을 던지고, 계란을 던졌다. 버스 안에서 이 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했고, 버스는 바로 봉하마을을 빠져나갔다.
한편, 봉하마을 곳곳에서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는 경우가 눈에 띄었다. 한 지지자는 "조중동은 취재하지 말고 가라" "KBS와 SBS는 똑바로 해라" "써야할 것과 쓰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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