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대기

에세이 강좌 과제물

바코바 2016. 10. 5. 21:37

9.20 게으름

아홉 달 동안의 방종

하루 놀고 하루 쉬고

스스로 제어 하지 못하는 자유에 끄트머리는 타락이다.

갈 때 까지 가봤으니 이제 궤도수정이 필요 하다.

 

내 팔이 닿는 범위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평소 관심이 많던 도서관 홈피에 오랜만에 로그인,

워메! 아이디랑 비번이 한방에 딱 맞아 버리네!

에세이... 교과서에서 봤던 산비둘기 색깔 같다는 에세이 이게 좋겠다.

본 대로 느낀 대로 형식 없이 쓴다는 에세이,

제목이야 어찌 됐든 부담 없고 만만하다.

예전에 빠른 걸음으로 한숨에 올랐던 계단길이 힘들게 느껴진다.

게으름에 대가를 치루는 것은 당연 한 것.

 

수수한 한국적 쓰리피스 차림에 긴 쌩머리에 적당한 키에 적당한 미모에

낭창낭창한 스타일에 선생님 첫 인상 일단 합격!

연령층도 내가 소화하기에 무리가 없는 고만고만한 분들

수필에 이론이야 끝도 갓도 없을 것이고 그거 배우자고 온 것도 아니고

집에서 혼자 뒹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니 여기 같이한 분들과 친해져서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지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주 화요일이라도 늦잠을 안 잤으면 좋겠다.

 

 

9.28 내 멋에 산다.

동장이 짝 달라붙는 쫄 반바지입고 바가지 모자에 야한 선글라스 쓰고 자전거로 출퇴근, 출근해서는 피팅 80% 바지에 빨간 운동화신고 근무, 동장이 공무원이 현 정부 비판, 상부지시라도 법에 어긋나면 거부, 법에 어긋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좋은 일이면 눈치 보지 말고 하자!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쓸데없는 배려하지 말고 나를 위해 살자! 버리고 살자.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과감하게 버려라, 포기해라. 신이 아니고 사람이기에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들이 더 많다. 신들도 못하는 일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신도 못하는 일을 인간이 하겠다는 것은 착각이고 오만이다. 이것을 인정하고 포기 할 것은 포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행복에 지름길이다. 잊고 살자. 어찌 신이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의심되는 일을 겪어도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나도 잊어야 한다. 오래 기억 하면 할수록 불행은 커진다. 잊자 억지로 라도 빨리 잊자. 잊고 억지로라도 웃고 살자. 잠깐 왔다가 가는 인생 너무 많이 울면 억울하지 않은가.

 

할 말은 하고 살자.

무골호인? 법 없이도 살 사람?

좋게 말해서 호인, 뒤집어 말하면 흐리멍텅한 사람,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열사람이 다 좋다고 하는 사람, 피곤한 사람, 스트레스 만빵,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벙어리 냉가슴, 공자가 그랬다고 한다. 네 말도 맞고 니 말도 맞고 다 맞다고만 하자 한 제자가 옳고 그름이 없이 왜 다 맞다고만 그러시냐고 따지자 공자 왈... 지금 네 말도 맞다고 했단다. 무골호인에 끝판 왕, 킹, 왕, 짱, 레젼드.

이런 온정주의가 옛날 농경시대엔 좋았지만 지금은 사회 곳곳에 병폐가 되었다.

간 쓸개 양심 염치 빼 놓고 하는 정치 말고는 모든 일에는 옳고 그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갑남을녀들은 세상 살맛이 나니까. 이것이 안 되면 간 쓸개 없는 연놈들이 갑남을녀를 개 돼지로 취급한다.

할 말은 하고 사는게 사람 사는 세상이고 민주사회이다.

 

피아구별은 하고 살자. 내가 아무리 노력 하고 별 지랄을 해도 열 사람 중 한명은 나를 좋아하고 두 명은 미워하고 나머지 일곱은 내가 무얼 하든 관심도 없다. 이것을 모르고 열 명 전부가 좋아 하게 만들려고 평생을 다 바쳐 고군분투 하는 사람들 여럿 봤다. 신도 못하는 걸 니가 하겠다고??? 주고도 이쁜 놈 있고 받고도 미운 놈 있다는거 몰라??

아서라, 피아 구별도 못하는 전투는 백전백패니라, 적군, 중립군 위하지 말고 아군 하나라도 잘 해줘라. 산토끼 잡을라 말고 집토끼 관리 잘하자. 남을 괴롭히고 빼앗고 못된 짓을 해야 행복한 놈은 평생을 그렇게 살고 법 지키고 착하 짓을 해야 행복한 놈은 또 평생을 그렇게 산다. 효자는 효도를 해야 마음이 편하고 불효자는 부모 두들겨 패서라도 돈을 빼앗아야 마음이 편하다. 호랑이가 풀 먹으면 죽고 토기가 고기 먹으면 죽는다. 죽을 짓은 아무도 안 한다.

 

 

 

 

10월 4일 오연발

 

원숭이 띠, 닭 띠, 돼지 띠, 소 띠, 용 띠.

딸 하나 낳아 보시겠다고 낳다 보니 아들만 다섯.

야구 카운트로 원 아웃에 투 낫싱, 땅 볼이나 공중 볼 하나 못 던지시고

공 다섯 개를 스트라이크만 내리 오연발로 던지시다니 참 대단하시다.

첫 아들 낳으시고 둘째는 딸이었면 하셔서 성희라고 이름까지 지어 놓으셨는데

이런...이런..

또 아들, 딸 기다리시며 셋째를 낳으셨는데 또 아들, 넷째도 아들

포기하시고 이름을 한 글자로 “호” 라고 지으셨는데

미련이 남아 하나만 더 낳자 시며 기다렸는데 또 아들

아들이 이겼다고 이길 “승”자 승호로 마무리 하셨다.

 

단칸방에 할머니까지 8명이 자면서 할 일은 다 하신 부모님 존경합니다!

여름에 냇가에서 쑥 찧어 귀 막고 멱 감기, 큰물 지면 쪽대 들고 고기 잡기,

어느 해 여름 놀러 같이 가자고 조르는 막내 랑 멱 감다가 소나기 쏟아져서 원숭이가 용을 업고 뛰다가 넘어져 턱을 다치기도 하고

겨울이면 빠깨쓰랑 주전자랑 잠자리채를 들고 오형제가 손에 손을 잡고 발에 발을 맞춰 논둑을 길을 행진하며 쥐잡기를 했는데 논둑에 쥐굴 중에서 수직으로 뚫린 굴에 빠깨스 물을 주전자로 퍼서 굴에 붓다 보면 물이 가득차고 꿀렁꿀렁 대다가 숨이 막힌 쥐가 튀어 나오다가 굴 입구를 덮고 있던 잠자리채에 걸리게 된다.

조그맣고 붉은 빛이 돌고 등에 까만 줄이 있는 등줄 무늬 쥐,

나무 상자에 기르다 보면 새끼도 낳아 기르는데 먹이가 부족 했는지 물이 부족 했는지 아니면 불안해서인지 털도 안 나서 빨갛고 반투명한 새끼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살아 남는게 최고인 자연에 섭리를 알았다.

 

설, 추석에 오형제랑 며느리 손자들이 모이면 엄니께서 늘상 하시는 말씀이

건강하게 형제간에 다투지 않고 지내서 고맙다, 내가 죽고 나서도 형제간에 우애 변치 말고 시방처럼 사이좋고 재미있게 살아라 하신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서 인지 다툴 일이 없다

 

큰아들 온생이는

고등학교 졸업한 해에 바로 면서기 시험 봐서 근무 하다가 군대 마치고 결혼해서 인천 상륙 작전에 성공하고 잘 묵고 잘 살고

둘째 달구 새끼는 내가 체중미달로 군대 일년 늦게 가는 통에 같은 해 입대해서 안경 이 깨져서 고생하는 꿈을 꿔서 걱정 많이 했었는데 삼사 공수유격장 조교로 근무 잘하고 수협 조기 퇴직해서 광주에서 살고 있고

셋째 디아지랑

넷째 시앙치는 경찰 시험 합격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결혼해서 서울 민중에 지팡이로 근무하고 있으며

막내 용가리는 국민연금에서 주특기인 그림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몇 년 차이로 차례차례 퇴직 하면 더 자주 만나고 더 재미있게 살아야겠다.

 

161005

달걀로 바위 치기

계란으로 바위치기 라는 말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

달걀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로 계란이라니

 

턱 없이 강한 상대가 바위

턱 없이 약한 것이 달걀

달걀로 백날천날 바위 때려 본들 소용이 없다는 옛날 말이다.

달걀이 비쌀 때 얘기지

사위가 와야 잡는다는 귀하디 귀한 씨암닭이 에누리 없이 하루에 하나씩 낳는 것이 달걀 이었고 씨암닭이 품으면 병아리가 한 마리 생기는 귀한 것이 달걀 이었지

이 달걀을 볏짚 꾸러미에 열 개씩 싸서 팔거나 정말 귀한 손님에게 선물로 드렸었지

 

소풍갈 때 최고 메뉴가 삶은 달걀에 사이다였었지

시방은 양계장에서 홀 엄씨 과부 닭들이 그냥 낳는게 달걀이지

귀하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고 귀한 손님에게 드리면 결례가 되는 것이지

싸디 싼 달걀로 건방지고 못되 처먹고 조옷 같은 바위를 좀 때려 본들 어떠리

혼자서면 어떠리 여럿이면 더 좋으리

바위가 깨지고 금이 가지는 않겠지만

누리끼리 하게 더러워지고 냄새나고 아래 쌓이면 구더기도 생기고

파리들 왱왱 거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코 싸지고 다니겠지

 

달걀은 비싼 것이고 바위는 깨야만 한다는 생각을 한

갓 쓰고 상투 튼 조상님네 들의 착각이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나만 안전 하면 된다는 보신주의지

낙숫물에 바위가 뚫린다는 아주아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반대말도 있지

싸디 싼 달걀 판째로 사다가 던져 보자

양계장에 가면 깨진 달걀은 똥값에 산다.

똥값으로 똥색의 찬란한 결과를 만들어 보자

 

유럽에 선진국이 미국에 합중국이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 졌든가?

수백년의 의견충돌과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과이지 않은가

달걀 던져 보지도 않고 구식 캐캐묵은 생각 답습하며 그냥그냥 살지 말고

던지는 사람 손가락질 하지 말고 일단 던져 보자,

우리 아들딸들, 손자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그린 빛 지구를 위해서

혼자 던지면 하나요 둘이 던지면 둘이요 셋이 던지면 셋이지

하다 안 되면 그만이고 까짓 달걀 값이 아깝지는 않지 않은가

양계장 사장님들 돈 좀 벌 것이니 이는 곳 창조갱제가 아니든가?

 

전쟁나면 비행기타고 일본으로 미국으로 날아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부지런히 달걀을 던져야 한다. 색깔이라도 바꾸고 냄새나게 하고 구더기 생기고

파리들 왱왱 거려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혐오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나중에 손자손녀들이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던 그때 당신은 머 했냐고

물으면 난 최소한 달걀 정도는 던졌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호박잎으로 훑어 놓은 낙지발처럼 축 처져서 그냥저냥 살았다고 하면 엄청

쪽 팔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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