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대기

할머니

바코바 2018. 8. 12. 06:46

 

 

 

 

   할머니                  2001915

 

인천 가는 버스를 타고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데

건너편 버스에서 아기를 업고 또 한 아이는 손을 잡은

아주머니가 내린다. 애기를 업어서 그렇지 아줌만지 아가씬지

엄마 손을 잡은 계집아이가 버스를 올려다보며 서럽게 운다.

엄마는 싱글 벙글 웃기만하고...애기 좀 달래지...

 

버스 안에서는 젊은 할머니가 연신 손을 흔들어 댄다.

아들내 집에 오셨다가 떠나시는데 어린 손녀딸이 그 동안 정이 들어

떨어지기를 싫어하는 모양이다.

엄마 손을 잡고 앙! ! 울어대는 아이

싱글 거리며 내려다보고만 있는 엄마

안타까이 손만 흔들어 대시는 할머니

 

할머니...

형제가 많은 탓에 엄마 대신

워메! 우리 갱아지 새끼!”하시며 안아 주시고 업어 주시고

찬 것은 덥혀서 딱딱한 것은 무르게 해서 먹여 주시던 할머니

거칠거칠한 손으로 시원하게 등 긁어 주시던 할머니

머리 덩이 커지고 뭐 좀 안다고

무시하고 야박하게 대했던 할머니

 

"노인은 나이가 먹을수록 미운 짓만 하고

애기는 나이 먹을수록 이쁜 짓만 한단다"

하시며 쓸쓸히 웃으시던 할머니...

그 날 그 시간...

! ! 울어대는 꼬마 계집애가 한없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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