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 복슬이
이름을 모르니 털 복숭이 복슬이라고 한다.
우리집은 싱크대 앞 유리창을 열어 놓고 뒷집은 베란다 창을 열어 놓으니 가끔 서로 빤히 보일 때가 있다.
며칠전 저 놈이 짖기 시작했다.
웡~! 웡~~! 웡~~!!
하이고..!... 이거 데시벨이 장난이 아닌디? 계속 저렇게 짖으면 곤란한디.
짖는 소리가 안 들려서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달걀 삶다가 건너다 보니 저 놈이 나를 쳐다 보고 있다. 아마 짖지 못하게 수술을 해버렸나 보다. 불쌍한 놈 너도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겨 노인들 사는 집으로 왔고 좁은 베란다에 갇혀 살며 목소리 크다는 죄로 수술 까지 받았구나.
밖에 갖다 버리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해야 겠구나.
나랑 좀 놀아 줘요. 그러는 것 같다
우리집 나나
주인이랑 한 이불 덮고 자며 호강 하다가 주인이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기자 우리와 같이 살게 된 놈.
이 놈도 베란다 신세. 가끔 아기 소리 같은 요상한 소리로 마음을 흔드는 놈
자식들 키우고 가르치고 취직하면 다 끝나는게 아니다.
이혼이라도 하면 손자 맡아서 길러야 하고 잘 살아도 개나 고양이를 맡아 길러야 한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어 만나게 되는 것이고 정 들면 이쁘고 서로 위안이 되지만 개나 고양이를 싫어 한다면 서로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인연이 무섭다. 좋거나 싫거나 내가 감당 해야 할 내 몫이다. 저 놈 늙어 죽으면 새끼 고양이를 다시 길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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